건강검진 결과지에 '수축기 혈압 138mmHg'라는 숫자가 찍혀 있던 날, 저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정상 범위는 120mmHg 미만인데, 고혈압 전단계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죠. 그때부터 제가 직접 부딪히며 알게 된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봤습니다.혈압 측정, 재는 방법부터 틀렸었습니다처음엔 약국에서 혈압을 쟀는데, 바쁘게 걸어 들어가서 기계 앞에 앉자마자 측정 버튼을 눌렀습니다. 당연히 숫자가 높게 나왔죠.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백의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 효과까지 겹쳐서 실제보다 혈압이 부풀려진 상태였던 겁니다. 백의 고혈압이란 병원이나 측정 상황 자체에서 오는 긴장감 때문에 일시적으로 혈압이 올라가는 현상을 말하는데, 집에서 편안하게 재는 것..
하루 만보, 즉 10,000보가 건강의 기준처럼 굳어진 건 1960년대 일본의 만보계 마케팅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저는 꽤 늦게 알았습니다. 의학적 근거보다 마케팅이 먼저였던 셈인데, 그걸 모르고 비싼 스마트워치와 러닝화부터 장만했던 제 과거가 생각나서 살짝 허탈했습니다. 무작정 만보를 채우려다 무릎과 발목만 쑤셨고, 결국 며칠 만에 포기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목표 숫자가 아니라 접근 방식이 문제였습니다.만보라는 숫자의 실체 — 현실 목표 설정하기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기준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활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WHO 신체활동 지침). 여기서 중강도 유산소 활동이란 심박수가 약간 올라가고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는 힘든 정도의 강도를 말합니다. 만보라는 숫자를 명..
수면 중 성인은 평균 500mL 내외의 수분을 호흡과 불감증산(insensible perspiration)을 통해 잃습니다. 불감증산이란 땀샘이 아닌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수분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저는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자는 동안에도 몸이 그렇게 부지런히 수분을 내보내고 있을 줄은 몰랐거든요.수분 보충, 정말 아침에 해야 할까아침 물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워낙 많이 들어서 오히려 반감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그냥 커피 마셔도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해봤고, 실제로 그렇게 살던 시기도 꽤 됩니다.그런데 제가 직접 비교해봤더니, 커피만 마신 날은 오전 중에 두통이 오는 빈도가 확실히 달랐습니다. 카페인이 이뇨 작용을 촉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
저도 몇 년 전까지는 국가 건강검진 통보서가 오면 그냥 예약하고, 가서 시키는 대로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국가에서 챙겨주는 거니까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싶었던 거죠. 그런데 국가 건강검진을 한 번도 빠짐없이 받았음에도 췌장암 3기를 뒤늦게 진단받은 사례를 접하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국가 건강검진은 비용 대비 효율적인 최소한의 검사라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오늘은 돈 낭비가 될 수 있는 검사와 진짜 챙겨야 할 검사를 나눠서 정리해 보겠습니다.비싸다고 좋은 게 아니다 — 불필요한 검사 5가지건강검진 항목표를 처음 마주했을 때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MRI, MRA, CT, 암표지자, 초음파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인데, 무엇을 고르면 좋을지 기준이 없으니 그냥 비싼 것이 좋겠거니 ..